가계, 영끌로 주식 투자 비중 '사상최대'...20% 첫 돌파

박지우 기자

입력 : 2021-07-08 18:11:46

- 한국은행, '2021년 1분기 자금순환(잠정)' 발표

올해 1분기 우리나라 가계의 주식 투자 규모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가계 금융자산에서 차지하는 주식 비중도 처음으로 20%를 돌파했다.

< 지난 1분기 가계의 주식투자가 사상 최대를 기록하면서 가계 금융자산에서 차지하는 주식 비중이 처음으로 20%를 넘어섰다. >

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1년 1분기 자금순환(잠정)'에 따르면 가계(개인사업자 포함)와 비영리단체의 올해 1분기 순자금 운용액은 44조원으로 작년 동기(65조9천억원) 대비 다소 줄었다.

순자금 운용액은 에금과 주식·채권·보험 등 '자금 운용'에서 금융기관 대출금인 '자금 조달'을 뺀 금액이다. 경제주체의 여유 자금으로 볼 수 있다.

1분기 가계의 자금운용은 96조1000억원으로 작년 1분기(81조1000억원)보다 늘었다. 자금조달은 작년 1분기 15조2000억원에서 52조1000억원으로 더 많이 늘어나 순자금 운용이 줄었다.

가계는 주식투자 등으로 자금을 굴렸다. 올해 1분기 중 가계가 취득한 거주자 발행주식(국내주식)이 36조5000억원, 해외주식이 12조5000억원이다. 국내외 주식에 총 49조원을 투자한 것으로 2009년 통계 편제 이후 최대 규모다.

국내주식과 펀드에 투자한 금액만 따로 집계하면 39조원으로 이 역시 2009년 집계 이래 최대다.

<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자금운용 및 조달 추이 /=한국은행 제공 >

가계가 가진 금융자산의 형태별 비중을 보면 주식 비중이 20.3%로 처음 20%를 넘었다. 펀드까지 합치면 비중은 22.7%다. 반면 예금 비중은 작년 1분기 44.2%에서 올해 1분기 41.0%로 낮아졌다.

올해 1분기에는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완화하면서 가계 소비지출이 확대되고 주택 투자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에 가계가 기업 등 다른 경제부문에서 주택 7000가구를 순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1분기에는 1만1천호가 개인에게서 기업 등 다른 주체에 순매도된 것과 대조된다.

< 경제부문별 자금운용 및 조달 차액 /=한국은행 제공 >

가계의 금융기관 차입은 52조8000억원으로 작년 1분기(15조2000억원)에서 37조6000억원 늘었다.

가계가 1분기에 장기 예금기관에서 대출한 자금이 38조원으로 작년 1분기 10조5000억원과 비교해 3배 넘게 뛰었다. 카드사 등 여신전문회사나 증권사 대출은 작년 1분기에는 8조3000억원을 갚았지만, 올해 1분기에는 8조4000억원을 빌렸다.

한편 1분기 기업의 순자금 조달 규모는 22조5000억원으로 작년 1분기 28조6000억원보다 6조1000억원 줄었다.

정부의 여유자금은 늘었다. 정부의 순자금 조달 규모는 4조3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22조4000억원보다 18조1000억원 축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