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상반기 매출 증가에도 순익 ‘반토막’...적자기업 증가

박은선 기자

입력 : 2023-08-17 17:01:42

코스피 상장사 상반기 이익 감소폭 2005년 이후 최대

올해 상반기 국내 상장기업들의 실적이 반토막났다. 적자 기업이 늘어나고 부채비율도 높아졌다. 지난해 상반기 고금리·고환율·고물가 등 이른바 '삼중고'로 인한 경기 침체 우려 속에서도 상장사들이 역대 최대실적을 기록한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 올해 상반기 전 세계 경기 부진 속에 국내 상장회사들이 역대 최대를 기록한 작년 상반기의 절반에 못 미치는 이익을 거뒀다. ©이하사진=연합뉴스

17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코스닥협회에 따르면 12월 결산 615개 상장회사의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1390조5477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28% 증가했다.

매출액은 전년에 비해 소폭 늘어났으나 수익성은 반토막 났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53조1083억원, 37조688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2.45%, 57.94% 감소했다.

수익성 지표인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과 순이익률도 대폭 줄었다.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률(매출액 대비 영업이익)과 순이익률은 각각 3.82%와 2.71%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4.40%포인트, 3.88%포인트 낮아졌다.

전체 매출액의 8.9%를 차지하는 삼성전자를 제외한 상장사의 연결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작년 상반기와 비교해 각각 37.94%, 48.81% 감소했다.

▲ ©코스피 지수가 전장대비 5.79포인트(0.23%) 하락한 2,519.85, 코스닥은 7.75p(0.88%) 오른 886.04로 마감한 17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상반기에만 8조5000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한국전력공사를 뺀 코스피 상장사의 연결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각각 51.14%, 55.66% 줄어들어 작년 상반기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삼성전자와 한전을 모두 제외한 코스피 상장사의 연결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60조2495억원, 41조2060억원으로 각각 38.37%, 47.14% 감소했다.

코스피 상장사 615개사 중 순이익 흑자를 거둔 기업은 469곳(76.26%)으로 26곳 감소했고 적자 기업이 146곳으로 늘었다.

코스닥 상장사들도 코스피 상장사와 비슷한 상황이었다. 매출은 늘었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쪼그라들었다.

12월 결산 코스닥 1112개 상장사의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136조1000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5.2% 증가했으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5조6000억원과 4조1000억원으로 각각 36.1%, 41.4% 감소했다.

영업이익률(매출액 대비 영업이익)과 순이익률은 각각 4.1%, 3.0%로 작년 상반기보다 2.7%포인트, 2.5%포인트 낮아졌다.

코스닥시장에서 분석 대상 1112개사 중 순이익 흑자 기업은 675개사, 적자 기업은 437개사로 집계됐다. 흑자 기업 비중이 전체의 60.7%로 작년 상반기보다 낮아졌고 적자 기업 비중은 39.3%로 높아졌다.

전문가들은 우리 기업들의 실적 개선이 예상보다 늦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고 있다. 특히 중국 경기 둔화가 전 세계 경기 회복에도 영향을 미쳐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의 회복을 지연시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