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3-08-28 11:56:27
올 2분기 들어 회사채 이달까지 ‘순상환’...은행 대출 잔액 상승세
회사채 발행시장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고금리 기조가 계속되면서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 대신 은행 대출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지난 4월부터 회사채 순상환 기조가 이어지는 반면, 대기업의 은행 대출 잔액은 크게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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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금융정보업체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2분기가 시작된 지난 4월부터 이달까지 줄곧 회사채 시장(자산유동화증권 등 포함)은 순상환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4월 840억원이었던 순상환 규모는 5월 2조3670억원, 6월 6630억원, 7월 2조3690억원으로 6월 한 달을 제외하고는 크게 늘어났다. 이달 순상환 규모도 지난 25일까지 1조8420억원에 달한다.
작년 하반기 레고랜드 사태로 지연된 발행 수요가 맞물려 발행시장이 강세였던 1분기와는 대조적 분위기다. 회사채 시장에서 지난 1월부터 3월까지는 월평균 약 4조3000억원 수준의 순발행 기조를 보였다.
반면 같은 기간 대기업들의 은행 대출은 늘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대기업의 은행 대출 잔액은 올해 들어 7월까지 20조3000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별 잔액 증가분은 1분기에는 평균 2조5000억원이었으나 이후 4∼7월에는 평균 3조2000억원으로 늘어났다.
이 같은 현상은 고금리 상황이 예상보다 길어진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회사채 금리의 기준이 되는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난 25일 기준 연 3.789% 수준이다. 올해 3월 하순부터 약 두 달간 연중 최저치(2월 3일 연 3.110%)에 가까운 연 3.20∼3.30%대를 유지하다가 5월 하순부터 금리가 오르기 시작했다.
시장에선 한은이 현재 기준금리(연 3.50%)에서 추가로 인상할 가능성을 작게 보고 있지만, 연내 금리 인하가 시작될 것이란 분석은 사라진 상태다. 결국 현재와 같이 높은 금리 수준이 당초 전망보다 길게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이달 24일 기자회견에서 ‘금융 안정이 경기보다 선순위’라는 점과 가계부채 디레버리징(차입 상환·축소)의 필요성을 강조한 만큼 향후 통화정책은 고금리 기조가 길어질 수 있고 내년 2분기에야 최초 금리 인하가 이뤄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일반적으로 회사채 시장 발행금리는 은행의 대출금리가 낮지만, 최근 회사채 시장의 발행금리가 크게 오르면서 기업들이 고금리로 2∼3년 만기의 회사채를 발행하느니 은행에서 1년 만기로 돈을 빌려 급한 불을 끄려는 것으로 보인다.
자금 조달처를 다변화하려는 목적도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회사채 발행시장이 올해 1분기 후반부터 소강상태로 진입한 가운데 자금 마련 창구를 다변화하려는 기업들의 수요가 커졌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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