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3-08-31 11:38:55
금융당국 "최대한 빨리, 모든 은행에서 시행"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의 수요를 억제하기 위해 금융 당국이 이 상품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산출 기준을 축소하기로 했다. 실제 대출약정 만기는 유지하면서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계산 시 40년 만기를 적용해 DSR 40% 규제 우회를 차단한다는 게 골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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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을 많이 판매한 카카오뱅크·NH농협은행·수협은행·KB국민은행·하나은행 등의 대출 담당 임원(부행장)과 은행연합회 임원은 지난 30일 오후 금융당국이 주재한 가계대출 관련 회의에 참석했다.
이날 당국 관계자들은 50년 만기 주택대의 만기는 50년 그대로 유지하되, DSR 산정 시 만기를 40년으로 간주해 계산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
이렇게 되면 상환은 50년 동안 하고, 대출한도는 40년 만기로 계산되는 만큼 상환 부담은 낮추면서 대출한도가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DSR은 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액 비율을 말한다. 은행 주담대는 DSR 40% 규제가 적용돼 차주가 매년 갚아야 하는 원리금 상환액은 연 소득의 40%를 넘어선 안 된다. DSR 규제 하에서 대출 만기가 길어지면 한도가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 원금 분할 기간이 길어지면서 연간 원리금은 줄어들기 때문이다.
만기가 길어질수록 대출자가 갚아야 할 전체 원리금은 늘어나지만, DSR이 1년 단위로 소득 대비 원리금 감당 능력을 보기 때문에 당장 현재 대출자 입장에서는 전체 대출 한도를 늘릴 수 있는 이점이 있다. 당국이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을 'DSR 우회 수단'으로 지목하는 이유다.
따라서 이번 지침대로 은행이 DSR 산정 과정에서 50년이 아닌 40년 상환 시나리오를 적용하면, 지금까지 50년을 모두 적용하는 경우보다 전체 대출 한도는 상당 폭 줄어들 수밖에 없다.
실제로 시중은행 한 곳이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DSR 산정 방식을 50년, 40년으로 각각 달리해 시뮬레이션한 결과, 연 소득이 6500만원인 차주에 대해 만기 50년, 금리 연 4.5%를 적용하면 빌릴 수 있는 최대 금액은 5억1600만원이었다. 하지만 계산 시 만기가 40년으로 줄면 같은 조건에서 최대 대출 한도는 4억8100만원으로 기존보다 3500만원(7.3%) 줄었다.
이날 당국은 금융권의 자율적 가계대출 관리 노력도 당부했다. 특히 다주택자·집단대출 등의 부문에서 대출이 크게 늘어나지 않도록 취급 과정에서 주의를 기울일 것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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