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처 마땅찮네...‘고금리 기조·주가 부진’에 증시 대기성 자금 급증

박은선 기자

입력 : 2023-09-07 12:47:36

CMA·MMF 잔고, 올해 들어 13조6천억·26조7천억 늘어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고, 국내 주식시장이 좀처럼 살아나지 않으면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투자자들의 고민이 더해지고 있다.

이같은 시장 상황 속에서 대기하고 있는 자금이 크게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수시입출금 상품 등 적당한 수익률을 얻을 수 있는 곳으로 돈이 쏠리는 양상이다.

▲ 국내 증시 주변에서 금리 상승과 주가 부진 등으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대기성 자금이 늘어나고 있다. ©연합뉴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시 주변 자금은 지난 4일 기준 434조5728억원으로 작년 말의 373조268억원과 비교해 61조5460억원(16.5%) 늘어났다.

이 중 머니마켓펀드(MMF)는 178조3989억원, 종합자산관리계좌(CMA) 71조1657억원, 국내 주식형 펀드 64조6950억원, 투자자 예탁금 52조6732억원, 신용공여 42조6744억원, 장내 파생상품 거래 예수금은 25조656억원 등이다.

지난해 말과 비교해 투자자예탁금과 장내 파생상품 거래 예수금, 신용공여가 각각 6조2248억원, 1조7505억원, 7조2868억원 늘었다.

증시 주변 자금도 늘고 있지만, 투자처를 찾지 못한 대기성 자금은 더 큰 규모로 늘어났다.

대기성 자금인 자산관리계좌(CMA)와 수시 입출금 상품인 MMF 잔고는 작년 말보다 각각 13조6621억원, 26조7715억원 늘어났다.

CMA는 은행의 입출금통장처럼 수시로 입출금이 가능하면서 하루만 맡겨도 이자가 붙는 상품으로 주식 투자 대기 자금이 유입된다. MMF도 투자처를 찾지 못한 법인이나 개인 자금이 잠시 머무르는 피난처로 지목되고 있다.

또 상장지수펀드(ETF) 순자산은 작년 말 78조원에서 107조원으로 불어났다. 올해 증가분(29조 2000억원) 중 초단기 상품인 보관형(파킹형) ETF 8개에 몰린 자금이 7조 7000억원으로 약 26%을 차지했다.

투자 전문가들은 증시 주변 자금들이 공격적인 투자 상품에 유입되지 않고, 저위험 저수익의 초단기 상품에 몰리는 이유에 대해 고금리 상황에서 증시가 박스권에 갇혀 고수익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