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3-11-05 19:4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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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가 이례적인 조치를 맞이했다. 개인투자자들의 연이은 요구에 힘입어, 정부는 증권시장 전반에 걸쳐 공매도를 잠정 금지하는 결정을 내렸다. 이번 조치는 이차전지 종목을 둘러싼 외국인 투자자들과의 갈등이 불씨가 되어 개인투자자들의 집단적인 목소리로 타오르게 됐다.
연초 에코프로의 공매도 잔고액이 540억원에서 불과 몇 달 만에 1조원을 훌쩍 넘어선 뒤, 7월 중순에는 1조3천753억원에 이르러 주가가 고평가되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개인투자자들은 외국인 투자자들과의 소위 '공매도 전쟁'을 치렀다. 이 과정에서 에코프로의 주가는 연초 대비 14배나 상승하는 급등을 경험했다.
이 같은 상황은 정치권이 총선을 앞두고 공매도 전면 금지 요구를 받아들이게 만든 배경이 됐다. 그러나 금융투자업계는 이번 조치가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 유입 감소 등 장기적인 부정적 영향을 우려하며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공매도 전면 금지안을 발표, 공매도의 불공정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의 정의정 대표는 "공매도는 현실에서 악용될 여지가 많으므로 한시적 금지 후 모든 측면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공매도 전면 금지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11년 유럽 재정위기, 그리고 2020년 코로나19 위기에 이어 네 번째다. 현재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지수 구성 종목의 공매도는 허용되고 있으나, 다른 중소형주에 대해서는 금지가 지속되고 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공매도 금지의 근본적인 이유는 시장 불안정과 외국 주요 투자은행의 불공정 거래 때문"이라고 설명하면서 "내년 6월 시점에 상황 개선 여부를 고려해 향후 방향을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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