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4-08-01 12:30:15
'물가·고용' 두 목표 균형 추구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31일(현지시간)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8회 연속 동결했다. 다만 금리인하 시기가 가까워지고 있음을 시사했다. 전문가들은 물가와 고용 상황을 고려할 때 연준이 금리를 내릴 여건이 이미 조성됐다고 분석했다.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끝난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오는 9월에 기준금리 인하가 논의될 수 있다(could be on the table)"고 말해 시장의 9월 금리 인하 기대에 부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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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의 정책전환 예고는 FOMC 위원들이 30∼31일 이틀에 걸쳐 토론한 결과를 담은 2페이지 분량의 통화정책 결정문의 미묘한 문구 수정에 담겼다.
우선 연준은 인플레이션 상황에 대해 "다소 높은 수준"(somewhat elevated)이라고 평가하며 표현 강도를 누그러뜨렸다. 지난 6월 FOMC 때는 '다소'(somewhat)라는 표현이 없었다. 연준은 또 "인플레이션 위험에 고도의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라는 기존 표현을 "두 정책 목표 양측의 위험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라고 바꿨다.
또한 "최근 몇 달간 FOMC의 2% 물가 목표를 향한 일부 추가 진전(some further progress)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연준은 고삐풀린 물가를 잡기 위해 2022년 3월부터 작년 7월까지 금리를 공격적으로 인상했다가 작년 9월부터 이번까지 8회 연속으로 금리를 동결했다.
그간 연준은 기준금리를 낮추려면 물가가 목표치인 2%를 향해 지속 가능하게 내려가고 있다는 확신이 더 필요하다며 신중한 자세를 고수해왔다. 그러나 최근 연준 내부에서도 금리 인하 '실기'(失期)에 따른 경제 충격 위험에 관한 우려가 커지면서 이날과 같은 정책입장 변화를 끌어낸 것으로 보인다.
최근 발표된 경제 지표를 보면 인플레이션은 연준 목표치에 근접하면서도 고용 시장도 다소 식었다.
연준이 참고하는 핵심 지표 중 하나인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지난 6월 작년 같은 기간보다 2.5% 상승, 인플레이션 둔화세 지속을 확인시켰다.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PCE는 전년 동월 대비 2.6%, 전월 대비 0.2%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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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이션을 끌어올리는 원인 중 하나인 고용 시장은 더이상 뜨겁지 않다. 6월 미국의 실업률은 4.1%로 2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 고용시장이 빠르게 식어가고 있음을 시사했다.
파월 의장은 통화정책 결정문에 담긴 연준의 정책 전환 신호를 재확인했다. 파월 의장은 이날 통화정책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경제가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게 적절한 시점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게 위원회의 대체적인 인식"이라고 위원들의 분위기를 전했다.
또한 파월은 ‘9월 금리 인하 기대가 합리적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검증(test) 조건이 충족될 경우 기준금리 인하 여부를 이르면 9월 회의에서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검증 조건과 관련해서는 경제 전망의 변화와 물가 안정 확신, 탄탄한 노동시장 유지를 차례로 언급한 뒤 “인플레이션 지표가 기대만큼 둔화하지 않더라도 고용 상황, 물가·고용 관련 두 위험 사이의 균형 등 경제 데이터 전반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정책을 결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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