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0-02-01 18:10:36
이제 인터넷은 우리 삶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됐다. 인터넷만 있으면 정말이지 못할 것이 없다. 우리는 인터넷으로 원하는 정보를 바로 찾고 또 발품을 팔지 않아도 마음에 드는 물건을 싸게 살 수 있다. 어디 그 뿐인가. 요즘엔 사람과 사람 간의 의사소통부터 심지어 취미생활에 대한 교류까지도 인터넷 상에서 해결한다.
이러한 환경에서 인터넷 검색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웹 브라우저의 필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웹 브라우저를 지배하는 자가 인터넷 세상을 지배할 것이라는 농담이 나돌 정도다. 실제로 여러 웹 브라우저가 서로 자기가 최고라고 신경전을 벌이는 모습이 최근 부쩍 눈에 띈다.
◇ 웹 브라우저 1등은 윈도우 후광 본 IE, 액티브X도 시장 지배에 한 몫 = PC 쪽에서는 어떤 웹 브라우저가 가장 대표적일까. 여기엔 말할 것도 없이 인터넷 익스플로러가 첫 손에 꼽힌다.
MS 인터넷 익스플로러는 윈도우에 기본으로 포함된 웹 브라우저다. PC 운영체제에서 절대적 위치를 차지한 MS 윈도우 덕분에 인터넷 익스플로러 역시 자연스레 60퍼센트 이상의 높은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특히 국내에선 인터넷 익스플로러 외엔 웹 브라우저 선택에 마땅한 대안이 없을 정도다. 웹 표준도 아닌 데다 보안 취약점이 드러나 현재는 MS조차도 권고하지 않는 것이 액티브X지만 많은 국내 웹사이트들이 이를 무분별하게 적용한 탓에 이를 벗어나기가 좀처럼 쉽지 않다.
파이어폭스의 경우 빠른 속도 및 안정성을 바탕으로 25퍼센트 이상 점유율을 끌어 올렸다. 구글이 내놓은 웹 브라우저 크롬도 짧은 시간 내에 눈에 띄는 성장을 거두고 있다. 이들 웹 브라우저는 성능 및 호환성, 안정성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다. 그렇지만 국내 시장에선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액티브X 사용에 상당한 제약이 따르는 탓이다.
물론 이들 웹 브라우저에서도 IE 탭 및 플러그인 등을 이용해 액티브X를 쓸 수는 있지만 아무래도 인터넷 익스플로러보다는 불편할 수 밖에 없다. 때문에 일부 PC 마니아를 제외하고는 이들 웹 브라우저를 쉽게 선택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행정안전부가 최근 구축 1단계 사업을 완료하고 서비스를 시작한 국가대표포털(www.korea.go.kr)이 대표적인 예다. 국가대표포털은 여러 사이트로 나뉘어 있던 전자정부서비스를 한 곳에서 손쉽게 쓸 수 있도록 하는 데에 그 목적이 있다.
그런데 참 이상하다. 이름은 국가대표포털인데 웹 브라우저를 고르는 입맛은 까다롭기 그지 없다. 액티브X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MS 인터넷 익스플로러가 아닌 기타 웹 브라우저에서는 국가대표포털 서비스를 제대로 이용하기가 쉽지 않다. 여기에 보안 장치 또한 허술하다며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는 실정이다.
◇ 웹 브라우저 평정한 MS, 바뀐 시장 흐름에 고립될까? = 그렇지만 웹 브라우저 시장을 제패한 인터넷 익스플로러의 시장 사수도 지금까지처럼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시장의 움직임이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단 MS의 웹 브라우저 독점에 반발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유럽 연합(EU)은 윈도우에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끼워 파는 것은 독점 및 불공정 거래에 해당한다고 판결했고 이에 MS는 유럽지역용 윈도우 7에 인터넷 익스플로러 7을 제거하고 원하는 웹 브라우저를 고를 수 있도록 했다.
구글은 3월 1일부터 자사 서비스의 인터넷 익스플로러 6 지원을 중단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인터넷 익스플로러 6의 보안 취약점으로 인한 문제 때문이다. 아직까지도 인터넷 익스플로러 6을 쓰는 이들이 적지 않아 자칫하다간 구글 서비스 이용자가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을 감수하면서까지 해당 조치를 단행했다. 구글의 이러한 조치를 두고 일부에서는 오히려 MS의 웹 브라우저 버전 업을 돕는 꼴이라는 여론도 일고 있다.
액티브X를 쓰지 말자는 목소리도 요즘 들어 부쩍 높아졌다. 최근 불어닥친 스마트폰 열풍이 여기에 크게 한 몫 했다. 액티브X 기반 웹 페이지의 경우 스마트폰에서 제대로 쓸 수 없기 때문이다.
모바일 웹 브라우저의 경우 액티브X를 쓸 수 없다. 심지어 MS가 만든 인터넷 익스플로러 모바일에서도 액티브X는 지원하지 않는다.
최근 국세청 연말 정산 사이트의 경우 액티브X 대신 자바(JAVA) 플랫폼을 이용해 공인인증서를 불러오는 방식을 적용해 큰 관심을 끌었다. 이와 같은 방식을 쓰면 많은 웹 사이트에서 보안 장치 설치 수단으로 이용하는 액티브X를 굳이 쓸 필요가 없다. 이처럼 액티브X에서 벗어나면 웹 브라우저 및 플랫폼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실제로 파이어폭스와 구글 크롬의 경우 최근 부쩍 시장 점유율이 올라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인터넷 익스플로러의 위상이 예전만은 못하다는 소리다. 이러한 시장 흐름에도 불구하고 웹 브라우저 시장에서 MS의 지위는 앞으로도 한동안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확보해 둔 시장 점유율이 워낙 높기 때문이다.
◇ 차세대 웹 언어 HTML5, PC와 모바일 인터넷 경계 사라지나? = 모바일 쪽에서는 인터넷 익스플로러 모바일이 의외로 힘을 쓰질 못하고 있다. 웹 페이지 표시 속도가 다소 느리며 차별화 된 요소를 보여주지 못하는 것이 패인으로 분석된다.
현재 모바일 웹 브라우저 시장에서는 오페라와 사파리가 서로 엎치락뒤치락 1위 자리를 놓고 승부를 벌이고 있다. 특히 사파리 브라우저의 경우 아이폰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여기에 최근 모질라 재단도 모바일 파이어폭스 1.0을 출시했다. 해당 웹 브라우저는 현재 노키아 N900에서만 쓸 수 있지만 조만간 다른 모바일 운영체제 기반으로도 출시될 예정이다.
이처럼 모바일 웹 브라우저가 새롭게 주목 받는 동시에 차세대 웹 언어인 HTML5도 각광을 받고 있다. 최종 규격 발표를 눈 앞에 두고 있는 HTML5는 플러그인 없이 웹 애플리케이션 기능을 구현하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HTML5가 표준으로 정착되면 현재의 웹 환경이 적잖이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동영상, 오디오 등을 위해 따로 플러그인을 깔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만약 HTML5가 대세로 굳어진다면 어도비 플래시, MS 실버라이트 등 브라우저 상에서 설치가 필요한 소프트웨어들은 외면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또 PC용 웹 페이지와 모바일용 웹 페이지를 따로 만들 필요도 없어진다.
현재 많은 관련 업체들이 HTML5를 향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파이어폭스, 크롬, 사파리, 오페라 등의 웹 브라우저들은 적극적으로 HTML5를 지원하는 추세다. 반면 MS 인터넷 익스플로러 8은 HTML5의 일부만 지원한다. 유튜브에서도 HTML5를 지원하는 등 발 빠른 업체들은 벌써부터 HTML5 시대를 대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새로운 인터넷 시대엔 누가 왕좌에 오를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많은 이들이 주목하고 있다. 오늘날의 최강자 MS일까? 아니면 시대에 재빠르게 적응한 다른 업체가 1위 자리를 탈환할까. 분명한 사실은 인터넷 환경이 일상화 됨에 따라 ‘표준’을 외치는 목소리가 조금씩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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