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0-04-23 10:51:42
| 새로운 넷북 운영체제, 윈도우 7 스타터 |
2년 전 시작된 넷북 열풍은 좀처럼 사그라들 줄 모른다. 넷북은 들고 다니기 적당한 크기와 무게를 가진 데다 값까지 싼 덕에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으며 서브 PC 붐을 조성하는 데에 한 몫 했다.
그렇지만 넷북이 결코 만능은 아니다. 넷북에 달린 인텔 아톰 프로세서는 저전력에 특화된 CPU로 인터넷 검색 및 문서 작성 정도의 용도라면 충분히 제 몫을 해내지만 결코 성능이 뛰어나다고 말하긴 어렵다.
넷북이 성능 면에서 부족함이 있다 보니 아무래도 운영체제 선택에도 제약을 받을 수 밖에 없다. 넷북이 처음 모습을 드러낸 당시, 데스크톱 및 노트북 PC는 윈도우 비스타를 운영체제로 썼지만 넷북은 이와 달리 가볍고 빠른 윈도우 XP를 운영체제로 택했다.
그렇지만 넷북이라 해서 언제까지 윈도우 XP를 운영체제로 쓸 수는 없는 노릇이다. 윈도우 XP가 딱히 나무랄 데 없는 운영체제라고는 하지만 나이를 너무 먹었다. 윈도우 XP가 처음 출시된 때가 2001년이니 벌써 9살이다.
▲ 윈도우 7 스타터를 운영체제로 담은 넷북이 점차 늘고 있다
◇ 넷북 운영체제의 세대 교체, 윈도우 7 스타터 = 최근 윈도우 7 스타터 버전을 운영체제로 담은 넷북이 하나 둘씩 늘고 있다. 그렇지만 여전히 윈도우 XP를 운영체제로 담은 넷북도 적지 않다. 과연 어떤 운영체제가 넷북에 더 어울릴까. 각 운영체제는 어떤 장단점이 있을까.
요즘엔 윈도우 7을 운영체제로 채택한 넷북 제품이 눈에 띈다. 자세히 보니 윈도우 7 스타터 버전이다. 윈도우 7 스타터는 다른 윈도우 7과 어떤 점이 다른 것일까.
윈도우 7은 다른 윈도우가 그랬던 것처럼 기능에 따라 제품을 나눈다. 홈 프리미엄, 프로페셔널, 얼티밋으로 크게 나누지만 넷북 등에 쓰는 스타터 제품도 있다.
윈도우 7 스타터는 쉽게 말해 윈도우 7의 핵심 기능만 갖춘 운영체제다. 성능이 떨어지는 PC에서도 윈도우 7의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설계됐다. 당초 개발 도상국용으로 만든 운영체제지만 현재는 넷북에 주로 쓰이고 있다.
| 윈도우 7 스타터, 기능 제약 있지만 넷북용으론 ‘무난’ |
◇ 기능 제약 둔 윈도우 7 스타터, 넷북용으론 큰 불편함 없어 = 윈도우 7 스타터는 윈도우 7 제품군의 막내다. 윈도우 7의 매력을 부담 없이 맛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대신 상위 제품과 달리 여러 기능이 빠졌다. 윈도우 7 스타터엔 어떤 기능이 빠졌을까.
가장 대표적인 부분이 바로 에어로 인터페이스다. 윈도우 7의 작동 화면을 더욱 화려하게 꾸며주는 에어로 인터페이스를 윈도우 7 스타터에서 쓸 수 없다는 점은 다소 아쉽다. 그렇지만 에어로 인터페이스가 안 그래도 느린 넷북을 더욱 느리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해당 기능의 제약이 오히려 나은 선택일 수도 있다.
윈도우 7 스타터는 바탕 화면도 마음대로 바꾸지 못한다. 바탕화면 설정이 PC 성능 하락에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지나친 우려가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든다. 물론 평소에 운영체제 최적화를 외치며 바탕화면을 단색으로 설정하고 쓰던 이들에겐 문제가 되지 않는다. 바탕화면을 바꾸길 원한다면 편법을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 윈도우 7 스타터는 기능 제약이 있지만 넷북에 쓰기엔 충분하다
윈도우 7 스타터는 다중 모니터 출력도 지원하지 않는다. 넷북을 LCD 모니터 또는 HDTV와 자주 연결해 쓰는 이들이라면 당연히 신경 쓰일 만한 부분이다.
그렇지만 외부 모니터 출력 기능만 놓고 보면 문제될 일이 없다. LCD 모니터 또는 HDTV와 연결해 1,920x1,080 해상도를 설정해 쓸 수 있다. 클론 모드일 경우 넷북 화면과 외부 모니터 화면이 동시에 나온다. 말 그대로 다중 모니터 구성만 지원하지 않을 뿐이다.
이 밖에도 윈도우 7 스타터는 로그오프 없이 사용자를 바꾸는 빠른 사용자 전환, 사용자마다 설정을 따로 할 수 있는 데스크톱 개인화를 비롯해 미디어 센터, DVD 비디오 제작, 모바일 센터, XP 가상화 모드, 원격 데스크톱, 파일 시스템 암호화, 멀티 터치 등의 기능이 빠졌다. 아쉽긴 하지만 해당 기능이 없어도 넷북을 쓰는 데엔 별 지장이 없다.
| 윈도우 7 스타터 vs 윈도우 XP 홈, 승자는 누가 될까? |
◇ 윈도우 7 스타터 vs 윈도우 XP 홈 = 여기 똑같은 제원을 가진 넷북이 두 대 있다. 한 쪽은 운영체제로 윈도우 7 스타터를 쓰고 다른 한 쪽은 윈도우 XP 홈 에디션을 쓴다. 과연 어느 쪽을 고르는 것이 좋을까.
삼성 센스 NT-N315와 NT-N145를 나란히 두고 직접 써 보면서 성능을 비교해 봤다. 두 제품 모두 인텔 아톰 N450 프로세서와 GMA3150 그래픽 기능, 1GB DDR2 메모리를 갖췄다.
먼저 부팅 시간부터 비교해 봤다. 윈도우 7 스타터는 1분 5초 만에, 윈도우 XP 홈은 50초 만에 부팅을 마쳤다. 윈도우 XP 홈 쪽이 조금 더 빨랐다. 윈도우 바탕화면을 보여주는 쪽은 XP 홈 쪽이 훨씬 앞섰다.
그렇지만 윈도우 7 스타터의 경우 부팅 과정이 끝난 후 바로 인터넷 사용이 가능했던 반면 윈도우 XP 홈은 부팅 이후에 인터넷을 쓰기까지 약 1분의 준비 시간이 걸렸다. 실 사용을 전제로 할 때 두 운영체제의 부팅 시간은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보인다.
운영체제를 종료하는 데에 걸리는 시간도 쟀다. 윈도우 XP 홈은 종료에 16초, 윈도우 7 스타터는 종료에 15초가 소요됐다. 두 운영체제의 시스템 종료 소요 시간도 비슷한 수준이다.
넷북의 주 용도는 인터넷 검색이다. 인터넷 검색 시엔 어떤 운영체제가 유용할까. 벤치마크 소프트웨어인 PC 마크 05의 웹 페이지 렌더링 테스트 항목으로 성능을 확인했다.
테스트 결과 윈도우 XP는 1초에 0.597페이지를, 윈도우 7 스타터는 1초에 1.257페이지를 그려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접 써 본 결과 윈도우 7 쪽이 전반적으로 네트워크 최적화가 잘 되어 있다는 느낌이다.
전반적인 성능은 보면 딱히 어느 쪽이 더 낫다고 하기 어려울 정도로 일장일단이 있다. 단일 실행 시엔 비슷하지만 윈도우 7 스타터 쪽이 조금 낫고 다중 작업 시엔 윈도우 XP 홈 쪽이 조금 더 낫다.
윈도우 XP 홈 쪽이 아무래도 덩치가 작아 기본 메모리 점유율 측면에서 유리하기 때문이다. 기본 상태에서 확인해 보니 윈도우 XP는 300MB 대, 윈도우 7 스타터는 600MB 대의 메모리 점유율을 기록했다.
테스트 결과 윈도우 7 스타터 운영체제는 저사양에서도 비교적 잘 된 모습을 보여준다. 성능이 그리 뛰어나다 할 수 없는 넷북에서도 윈도우 XP와 비슷한 성능을 보여주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니다.
삼성전자 측은 윈도우 7 스타터 운영체제를 쓴 자사 제품이 윈도우 비스타를 운영체제로 쓸 때보다 부팅 시 10%, 종료 시 60% 빠르며 인터넷 속도는 58%, 대용량 파일의 압축 속도는 20% 앞섰다고 말한다. 윈도우 7 스타터의 경우 성능 면에서 넷북용 운영체제로 손색 없다는 소리다.
◇ 넷북용 운영체제, 어떤 것을 고를까? = 이제 넷북도 운영체제를 놓고 고민할 때다. 윈도우 XP는 가벼운 것이 강점이고, 윈도우 7은 최신 운영체제라 매력 있다.
어느 쪽을 고르더라도 나름의 장·단점이 있다. 각자 취향대로 선택하면 된다. 그래도 운영체제를 고르기 어렵다면? 현재만 놓고 본다면 윈도우 XP 홈, 미래를 생각한다면 윈도우 7 스타터를 고르는 것이 무난한 선택이다.
▲ 윈도우 7 스타터와 윈도우 XP 홈, 넷북 운영체제의 승자는 누가 될까?
윈도우 XP 서비스팩 2 이하 버전은 7월이면 기술 지원이 끝난다. 새로 선보일 웹 브라우저인 인터넷 익스플로러 9도 윈도우 XP를 지원하지 않는다. 2013년까지는 윈도우 XP 업데이트 서비스가 지원될 예정이지만 이제 슬슬 수명이 끝나간다고 봐도 무방하다.
사실 윈도우 XP의 시대는 진작 끝났어야 했다. 그럼에도 윈도우 XP가 이처럼 긴 수명을 가질 수 있었던 이유는 윈도우 XP가 워낙 잘 만든 운영체제이며 이후에 출시된 윈도우 비스타가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탓에 있다.
윈도우 7 스타터는 기능 면에서 살짝 모자라긴 하지만 넷북에서 쓰기엔 충분한 성능을 제공한다. 사용 편의성 및 보안 측면에서도 윈도우 7 스타터가 한 수 위다. 윈도우 7이 나온 이후로 윈도우 XP는 차츰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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