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1-11-25 15:32:33
최근 가전 업계의 화두는 ‘스마트 가전’이다. 종전 가전제품의 기능에 똑똑함이 더해진 스마트 가전이 차츰 그 세력권을 넓혀나가고 있다. 요즘엔 냉장고, 세탁기, 오븐, 청소기 할 것 없이 모두 ‘스마트’함을 내세운다. 대체 스마트 가전이 무엇이기에 이리도 난리일까?
◇ 스마트폰 시대, 이제 가전도 ‘스마트’가 대세? = 스마트폰은 불과 2년 만에 우리 삶을 바꾸어 놓았다. 이제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을 즐기고 모르는 길도 척척 찾아가며 사람들과 SNS로 안부를 묻는 것이 너무나도 당연해졌다. 기술의 발전이 곧 삶의 편리함으로 이어진 대표적인 예다.
스마트폰 덕분일까? 요즘엔 ‘스마트’라는 단어가 꽤 친숙하고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실제로 스마트라는 말을 접목한 신조어도 꽤 많이 늘었다.
스마트 가전 역시 이러한 흐름에 자연스럽게 편승했다. “가전제품도 얼마든지 똑똑해질 수 있다”며 가전 업계가 적극적인 시장 공략에 나섰다. 실제로 최근 출시된 스마트 가전제품은 눈에 띄는 편의기능으로 무장, 소비자를 유혹한다.
▲ 스마트폰 시대, 똑똑한 스마트 가전이 대세로 떠올랐다
◇ 진화 거듭한 스마트 가전, 드디어 꽃봉오리 피우다 = 60~70년대 가전제품이 등장하면서 우리 삶은 더욱 편리해졌다. TV를 통해 더 넓은 세상을 접하게 됐고 더 이상 추운 손을 불어가며 빨래를 할 필요가 없게 됐으며 냉장고 덕에 음식 상할까봐 걱정하는 일도 줄었다. 물론 그만큼 삶의 질도 올라갔다.
한동안 새로울 것 없었던 가전 시장에 지각변동이 시작됐다. 스마트 가전의 등장이 그 이유다. 지금까지 가전제품이 수동적이었던 데 반해 스마트 가전제품은 능동적인, 그리고 이상적인 가정 도우미 역할을 자처한다. 이제 스마트 가전이 제 2의 가전 혁명을 주도하고 있다.
▲ 재주 많은 스마트 가전은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일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2000년 초반부터 개념이 잡히기 시작한 스마트 가전은 실생활에선 보기 어려운, 상상 속 물건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던 것이 지난해부턴 냉장고 등에 와이파이 기능을 접목한 제품이 등장하며 가능성을 내비쳤다. 올해엔 더욱 완숙미가 느껴지는 스마트 가전 제품군의 출시가 줄을 잇고 있다. 드디어 스마트 가전이 제 궤도에 오르기 시작했다.
이제 더 이상 말로만 ‘스마트’를 외치는 스마트 가전이 아니다. 꾸준히 진화를 거쳐 온 결과 사용자가 인정할 만한 수준의 영리함을 갖추게 됐다. 첨단 기술 박람회, 미래형 모델하우스에서나 보던 모습을 이제 일반인들도 가정에서 접할 수 있는 세상이 왔다.
◇ 스마트 가전 시대엔 전력망도 똑똑하게, ‘스마트 그리드’ = 최근 스마트 가전 업계에서 가장 주목하는 기술이 바로 스마트 그리드(Smart Grid)다.
스마트 그리드란 종전 전력망에 IT 기술을 더해 전력 공급자와 소비자가 양방향으로 실시간 소통,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차세대 지능형 전력망을 뜻한다.
종전 전력망의 경우 발전->송전과 배전->판매의 단계를 거쳤다. 이 단방향 전력망에 IT를 접목한 것이 스마트 그리드다. 발전소와 송전•배전 시설, 그리고 소비자 사이를 통신망으로 묶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어떤 점이 좋을까? 전력 공급자는 전력 사용 현황을 실시간으로 확인, 공급량을 효율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 낭비를 줄일 뿐더러 지난 9월 정전 사태 같은 문제도 사전에 방지할 수 있다. 또 고장 요인도 미리 진단할 수 있다.
소비자 역시 이득이다. 전력 사용 현황을 파악, 요금이 비싼 시간대엔 전력을 아끼고 상대적으로 요금이 싼 시간을 적극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스마트그리드 사업은 전력 낭비를 줄이고 온실가스를 줄이는 녹색사업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저전력 친환경 추세에 맞춰 유럽 시장을 중심으로 점차 퍼져나가고 있다. 북미 등도 스마트 그리드 정책이 조만간 시행될 예정이다.
우리나라도 스마트 그리드에 대한 관심이 꽤 높다. 2009년부터 제주 지역에 스마트 그리드 실증단지를 구축, 스마트 그리드 기술을 실용화 하기 위해 갈고 닦느라 분주하다. 지난 16일엔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월드 스마트그리드 산업대전’이 지식경제부 주최로 열리기도 했다.
정부 뿐 아니라 가전 업체도 스마트 그리드라는 트렌드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국내 가전 업체 가운데선 LG전자가 스마트 그리드에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LG전자는 이미 2009년 12월 제주 스마트 그리드 실증사업 ‘스마트 플레이스 분야’에 전자 업체 가운데선 유일하게 주관사로 참여하고 있다. 월드 스마트그리드 산업대전에서도 부스를 통해 자사의 다양한 스마트 가전을 선보인 것은 물론 LG 스마트그리드 운영센터와 스마트 서버, 스마트 가전이 서로 연동하며 시간대별 전기료에 따라 제품이 작동되는 원리를 대중에게 소개하기도 했다.
국내 뿐 아니라 유럽 시장 개척에도 열심이다. LG전자는 지난 2010년 독일 연방 정부가 아헨(Achen) 시내 500여 가구를 대상으로 추진하는 스마트그리드 실증사업 ‘스마트왓츠’에도 국내 업체 가운데 홀로 참여했다. LG전자는 2012년까지 아헨시에 스마트 가전과 스마트 서버를 공급할 예정이다.
◇ 스마트 가전 시장 잡아라! 가전 업계 ‘총력전’ = 스마트 가전하면 많은 이들이 스마트 TV부터 떠올린다. 실제로 지난해부터 주요 국제 가전 박람회는 3D 입체 영상과 스마트 TV에 초점을 맞췄다.
그렇지만 TV는 사실 예전부터 스마트했다. 이미 오래 전부터 다른 장치와 연계해 다양한 활용 가능성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스마트 TV는 이러한 부가 장치를 한 몸으로 받아들인 것뿐이다.
스마트 가전 시장에서 오히려 눈에 띄는 것은 얌전했던 ‘백색가전’ 제품군이다. 지금까지 똑똑함과 거리가 멀었던 가전제품이 일탈을 꾀하기 시작했다. 냉장고, 세탁기 등 묵묵히 제 할 일만 하던 가전제품이 올해부턴 환골탈태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생각지도 못한 변신인 만큼 소비자에겐 더 큰 신선함으로 다가온다.
▲ 스마트 가전 시대를 맞아 백색가전이 다시금 주목 받고 있다
스마트 가전 시장이 새로운 격전지가 된 만큼 가전 업계도 시장 우위를 점하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국내 시장은 물론이요 글로벌 시장에서도 주도권을 잡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올해 소비자 가전 박람회는 스마트 가전이 장악하다시피 했다.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 가전 박람회 CES 2011에선 LG전자와 켄모어 등이 스마트 원격 제어 기능을 갖춘 가전 제품을 전시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스마트 그리드 기술이 적용된 스마트 가전 또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월풀, GE 등은 스마트 그리드 연계 제품 출시를 서두르고 있으며 밀레 또한 올해 IFA를 통해 스마트 그리드 제품을 소개한 바 있다.
◇ 시동 건 스마트 가전 시장, 출발 빨랐던 LG전자 = 올해 스마트 가전을 부르짖은 가전 업체는 셀 수 없이 많지만 그 중에서도 LG전자의 행보가 특히 눈에 띄었다. LG전자는 타 제품에서 볼 수 없던 ‘스마트 기능’을 적용한 ‘똑똑한 가전제품’들을 발 빠르게 선보이면서 국내외 스마트 가전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LG전자는 지난 4월 스마트 가전 신제품 발표회를 열어 ‘가전의 새 시대’를 열 것임을 선언한 바 있다. 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에서도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CES 2011에서 자사의 스마트 가전 제품군을 대거 선보였으며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11에서도 세탁기와 냉장고 부문 유럽 1위를 호언장담했다. 이를 위해 유럽 생산 기지를 강화하는 등 그 어느 때보다도 해외 시장 공략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이처럼 자신감을 내비친 덴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 2009년부터 2년간 190명의 연구 인력을 배치하고 300여 억 원을 투자해 착실히 스마트 가전 제품군을 준비해왔기 때문이다. 더불어 이미 국내외 200여 건의 특허를 출원하며 스마트 가전 시장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LG전자가 올해 스마트 가전 시장에서 눈에 띄게 빠른 출발을 할 수 있었던 비결이 바로 여기에 있다.
LG전자가 특히 힘을 쏟고 있는 스마트 가전 제품군은 냉장고와 세탁기, 로봇청소기, 오븐 등이다. 물론 단순한 가전제품이 아니다. 음식물의 보관 기한과 조리법을 알려주는 냉장고, 세탁방법을 인터넷에서 보고 익히는 세탁기, 원격으로 상태를 확인하고 조작하는 로봇청소기, 원하는 요리만 고르면 알아서 조리해주는 오븐이라니 달라도 뭔가 다르다.
▲ LG전자의 가정 내 스마트 가전 구성도
LG전자는 자사 스마트 가전 제품군에 스마트 씽큐(THINQ)라 부르는 5대 핵심 스마트 기능을 담았다. LG전자가 내세우는 5대 핵심 스마트 기능은 ▲스마트 절전 ▲스마트 매니저 ▲스마트 진단 ▲스마트 액세스 ▲스마트 어댑트다. 특히 이 가운데서도 절약과 편의를 양대 특징으로 내세우고 있다.
스마트 그리드에 누구보다 적극적인 LG전자인 만큼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이 바로 절전 기능이다. 아직 국내에 스마트 그리드가 정착되지 않았지만 미리부터 유사한 기능을 담았다.
LG전자의 스마트 가전은 사용 환경에 맞춰 절전 기능을 설정해 제어할 수 있다. 자동절전 기능은 국내에도 스마트 그리드가 구축되고 나면 전기 요금이 가장 비싼 시간에 냉장고가 알아서 절전 운전을 하고 전기 요금이 상대적으로 싼 시간에 알아서 예약 세탁을 하는 식으로 운영된다.
또 냉장고의 사용자 절전 기능을 이용하면 사용자가 냉장고를 잘 이용하지 않는 시간대를 직접 설정해 원하는 시간에 절전 가동을 할 수도 있다. 하루 시간대에 따라 효율적으로 전력을 운용하기도 한다.
▲ 절전 기능은 스마트 가전의 핵심 중 하나다
스마트 가전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편의성에 특히 신경 쓴 모습도 엿보인다. 사용자가 가전제품을 더욱 편리하고 효율적으로 쓰도록 배려했다는 인상이 강하다.
일단 사용자가 효율적인 관리를 하도록 돕는 스마트 매니저 기능이 눈길을 끈다. LG전자 스마트 냉장고의 경우 본체 앞쪽에 10.1형 LCD를 달았다. 이를 통해 냉장고에 담긴 식품의 종류와 위치, 보관 기한까지 알려준다. 이 뿐 아니다. 냉장고에 남은 식재료로 어떤 요리를 만들 수 있는지도 보여준다.
▲ 스마트 가전은 편리한 작동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최근 대세로 자리잡은 스마트폰과 연동, 똑똑한 관리를 하도록 만든 점도 눈길을 끈다. 전용 앱을 설치하면 마트에 가서도 스마트폰으로 냉장고 내 식품 목록을 확인하고 부족한 재료만 알뜰하게 구입할 수 있다. 생일이나 명절 등 특별한 준비가 필요한 날엔 미리 알려주는 재치도 갖췄다.
▲ 조리 방법까지 친절하게 알려주는 스마트 가전
똑똑한 자기 진단 기능은 가전제품을 최상의 상태로 오랫동안 쓰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스마트 진단 기능은 스마트 가전에 문제가 생기면 스스로 이를 진단해 사용자에게 알려준다. 덕분에 전자제품에 익숙하지 않은 주부들도 문제를 인지하고 손쉽게 해결하거나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수 있다.
▲ 문제점을 정확하게 짚어주는 자가 진단 기능도 눈길을 끈다
LG전자 스마트 가전 제품군은 스마트폰을 통해 바깥에서도 작동 상태 확인과 제어가 가능하다. 언제 어디서나 내 가전제품을 원격으로 조작할 수 있다는 점은 꽤 매력적인 부분이다. 역시 스마트 가전답다는 소리가 절로 나온다.
스마트 가전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차별화된 적응력도 갖췄다. 스마트 세탁기의 경우 인터넷에서 새로운 세탁 방법을 내려 받아 쓰도록 만들고 오븐 역시 새로운 조리 방법을 내려받는 방식을 통해 가전의 활용도를 극대화하는 방식을 취했다. 말 그대로 진화하는 가전제품이 된 것이다.
▲ 다운로드 기능이 접목된 스마트 가전. 오늘날 가전제품의 진화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막연하게 여겨졌던 스마트 가전이 어느덧 우리 삶 가까이 다가왔다.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시장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스마트 가전 제품군은 종전 가전제품과 차별화된 특장점을 내세우며 새로운 주류로 부상하는 모습이다. 소설이나 영화에서 그려지던 편리한 미래 사회가 현실이 될 날이 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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