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3-02-28 16:43:27
매년 2월이면 전세계인의 이목이 스페인 바로셀로나로 쏠린다. 일생생활과 밀접한 스마트폰, 태블릿 및 통신관련 기술들이 한자리 모여 자기 자랑을 벌이는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obil World Congress) 행사가 열리기 때문이다. 올해에도 다양한 제품과 신기술이 소개되었다. 나흘이라는 짧지만 치열했던 MWC를 간략하게 정리해봤다.
삼성전자 결국 바다 OS 포기…우린 타이젠으로 간다
삼성전자가 자체 개발하던 스마트폰 운영체제 ‘바다’의 실패를 사실상 인정하고 포기 선언을 했다. 홍원표 삼성전자 미디어솔루션센터 사장은 “바다 OS가 스마트폰용으로는 적합하지 않았다”고 시인했다.
바다 운영체제를 처음 공식 발표한 것은 2009년이다. 이후 적용한 스마트폰 웨이브 시리즈를 꾸준히 선보이면서 적잖은 공을 들였지만, 결국 자생력을 갖추지는 못했다. 홍원표 사장은 “바다 OS가 타이젠 OS에 흡수 합병되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에서 멀티 플랫폼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안드로이드로 전세계 휴대전화 시장을 석권하고 있지만, 과거 윈도우모바일만 바라보다 위기를 겪은 이후로 하나의 플랫폼에 기대기보단 다양성을 추구하고 있다. 바다 OS를 지금까지 놓고 있지 않았던 이유다.
바다 OS는 침몰했지만, 삼성전자는 대신 타이젠 OS에 더욱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타이젠은 오픈 소스 모바일 운영체제로 리눅스 재단, 인텔과 함께 개발하고 있다. MWC 2013에서 한정된 이들에게만 시연용 타이젠폰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르면 올 7월경에 일본과 유럽에 첫 상용 제품이 나온다.
▲ 시연용 타이젠폰 (사진출처 : engadget)
삼성전자는 이번 MWC에서 8형 크기의 ‘갤럭시 노트 8.0’도 선보여 이목을 끌었다. 작년 MWC에서 갤럭시 노트 10.1을 선보인 이후 1년 만에 새롭게 선보인 제품이다. 1.6GHz 쿼드 코어 프로세서, 2GB 램, 4600mAh 배터리를 장착했다. 다분히 아이패드 미니를 의식한 제품으로 생각된다.
삼성전자는 올해 태블릿 판매량을 두 배 이상 늘리겠다고 밝혔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는 작년 삼성전자 태블릿 판매량을 1,660만 대로 집계했다. 즉, 올해 3,300만 대 이상 팔겠다는 뜻이다.
한편, 갤럭시 S4는 3월 14일 뉴욕에서 공개할 계획이다.
웹OS를 인수한 LG전자
이번 MWC 2013에서 가장 뜻밖의 소식은 LG전자의 웹OS 인수다. 웹OS는 스마트폰 운영체제로 팜(Palm)이 만들었다. HP가 팜을 인수해 관련 제품을 출시하기도 했지만, 사실상 사장되었다고 봐도 무방했다.
이런 웹OS에 LG전자가 생명력을 불어넣었다. 다만 스마트폰을 만드는 것이 아닌 스마트TV에 활용할 계획이란다. LG전자는 현재 구글 TV와 독자 스마트TV OS인 넷캐스트를 사용하는데, 여기에 웹OS까지 가세하게 되었다.
LG전자는 웹OS 스마트폰을 당분간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하지만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어 보인다. 기술력이 축적되면 충분히 도전해 봄직하다.
MWC 2013에서 스마트폰 제품으로 LG전자는 G 시리즈, 뷰 시리즈, F 시리즈, L 시리즈 등 4대 시리즈를 선보였다. LG전자는 올해 분기당 1천 만대 이상 스마트폰을 판매하겠다고 밝혔다. 한해 동안 4천만 대를 팔겠다는 뜻이다. 작년 LG전자는 중저가 라인업인 L 시리즈로 톡톡히 재미를 봤다. 이를 강화해 목표를 달성할 방침이다.
iOS, 안드로이드 게 섯거라…새로운 스마트폰 운영체제
현재 스마트폰 시장은 iOS와 안드로이드가 양분하고 있다. 윈도우폰 8, 블랙베리 등이 여기서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스마트폰 운영체제가 속속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타이젠 OS는 위에서 이미 언급했듯이 리눅스 재단, 인텔 및 삼성전자가 주도적으로 개발하고 있는 스마트폰 운영체제다. 미고, 리모, 바다가 통합된 상황이다. 리눅스 커널을 기반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사실 미고, 리모, 바다 모두 좋은 성과를 보여주지는 못했는데, 이번에는 어떨지 지켜볼 일이다.
모질라 재단은 PC에서 웹브라우저로 알려진 파이어폭스를 만든 곳이다. 이번에 모질라 재단도 스마트폰 운영체제를 선보였다. 바로 파이어폭스 OS다. 그동안 관련 소식이 간간이 들려 오곤 했는데, MWC 2013에서 첫 공식 나들이를 한 것이다.
파이어폭스 OS는 HTML5, 자바스크립트 등 웹 기술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전화 기능부터 주소록, 이메일 등 모든 기능이 웹 앱이다. 당연히 서드파티도 이에 해당된다. 웹 개발자는 HTML5를 이용해 쉽게 앱을 만들어 배포할 수 있다.
국내 이통사인 KT를 비롯, 차이나 유니콤 KDDI 등 18개 통신사가 파이어폭스 OS를 지지했으며, 알카텔, 화웨이, LG전자, ZTE 등의 제조사가 해당 스마트폰을 개발하고 있다. 이런 연유로 파이어폭스 스마트폰의 국내 출시 가능성은 상당히 높다.
PC 운영체제인 우분투도 모바일용 OS를 내놨다. 리눅스 운영체제인 우분투를 개발하는 캐노니컬은 작년에 스마트 OS를 만들겠다고 밝혔으며, 지난 1월에는 안드로이드 기기에서 체험해 볼 수 있는 개발자 프리뷰 버전 ‘우분투 포 폰’을 공개하기도 했다.
우분투 포 폰은 제스처 동작 기반으로 별도의 하드웨어 버튼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사용자는 화면 가장자리를 위아래, 양 옆으로 밀어 넘기는 방식으로 홈화면을 이동하고, 전화, 검색 등 스마트폰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여기에 우분투 PC와 완벽한 호환을 자랑하고 있다.
LTE 속도 9월이면 2배 빨라진다
SK텔레콤이 MWC 2013에서 LTE-A(Advanced)를 단말기에 적용해 시연했다. 현재 상용화된 LTE의 속도는 75Mbps인데, LTE-A는 150Mbps 속도를 지원한다.
LTE-A의 핵심 기술은 CA(Carrier Aggregation)이다. 상이한 대역의 주파수를 묶어 두 배의 전송속도를 구현하는 것이다. 비유하자면 마차를 한 마리가 아닌 두 마리의 말이 끄는 것이다. 국내 이통 3사는 이미 LTE 주파수를 2개 이상 확보해 놓았다.
SK텔레콤은 9월 이전에 상용화한다는 계획이다. 단말기 단에서 시연을 성공한 상태이니 실현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문제는 이를 지원하는 단말기가 제때 출시하느냐다. KT와 LG유플러스 또한 비슷한 시기에 LTE-A를 상용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LTE-A를 지원하는 칩으로는 현재 퀄컴의 스냅드래곤 800이 있다. 하반기에 이를 사용한 스마트폰 출시가 예정되어 있다. 하반기 출시되는 삼성전자 갤럭시 노트3도 LTE-A를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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