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아이패드서 국내 대학 강의 무료로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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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아이패드서 국내 대학 강의 무료로 듣는다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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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3-03-01 14:21:43

‘아이튠즈(iTunes) U’는 세계 유수의 기관이 제공하는 다양한 교육 과정을 누구나 무료로 수강할 수 있는 애플의 온라인 교육 플랫폼이다. 과거엔 아이튠즈 U가 아이튠즈의 일부분이었지만, 2012년 2월 교육 기능을 강화하면서 독립 앱으로 선보였다. 사용자는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서 아이튠즈 U를 설치만 하면 예일, 하버드 등 세계 명문 교육 기관과 박물관, 도서관 등에서 제공하는 수준 높은 강의를 돈 한푼 내지 않고 간편하게 들을 수 있다.

이렇게 좋은 기능을 제공하는 아이튠즈 U이지만, 아쉽게도 국내서는 활용도가 무척 낮다. 가장 큰 이유는 한국 기관의 참여가 없다 보니, 한국어로 진행하는 강좌를 찾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앞으로는 국내 사용자도 아이튠즈 U의 혜택을 볼 수 있게 된다. ‘고려대학교’, ‘울산대학교’, ‘이화여자대학교’, ‘한국외국인학교’ 등의 교육기관과 EBS가 아이튠즈 U에 참여한다.

아이튠즈 U에서 제공하는 콘텐츠는 벌써 10억 다운로드를 달성했다. 애플은 28일(현지시간) 이와 같은 사실을 밝혔는데, 애플 인터넷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 부문 수석 부사장 에디 큐는 “다양한 교육자와 학생들이 아이튠즈 U를 어떻게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는지를 보면 무척 감격스럽다. 현재 아이튠즈 U에는 수강생이 25만 명이 넘는 강좌들도 많다. 이는 우리가 가르치고 배우는 방식이 획기적으로 변화했음을 보여준다”고 소감을 말했다.

10억 다운로드에서 알 수 있듯이 해외에서는 무척 활발하게 쓰이고 있다. 현재 아이튠즈 U에는 1,200곳 이상의 대학교와 1,200곳의 초중고교 및 학군에서 2,500가지 이상의 공개강좌와 수천 가지의 개인 강좌를 제공한다.

듀크, 예일, 캠브리지, MIT, 옥스포드 등 세계 일류 대학의 강좌 하나에만 10만 명이 넘는 수강생이 등록하고 있다. 오하이오 주립 대학의 매튜 ‘퍼스 박사’ 스톨츠퓨즈의 일반 화학 강의는 첫해에만 10만 명이 넘는 학생들이 아이튠즈 U로 등록했다. 해당 대학에 재학하지 않더라도 관심만 있다면 세계적 명성을 지닌 학자의 강의를 들을 수 있는 것이다.

▲ 아이튠즈 U에서 다양한 강좌를 수강해 봤다

국내는 그동안 이런 무대에서 한 발짝 떨어져 있었다. 하지만 최근 브라질, 터키, 아랍 에미리트 등과 함께 한국이 아이튠즈 U 강좌를 개설할 수 있는 추가된 30개 나라에 포함되면서 새로운 교육의 장을 열게 되었다. 그 첫 주자로 고려대학교, 울산대학교, 이화여자대학교, 한국외국인학교, EBS가 아이튠즈 U에 자신들의 이름을 걸고 강좌를 선보였다.

기관별로 직접 접속해 봤다. 아직은 시작하는 단계라 그런지 강좌가 다소 빈약했다. 국내 교육기관이 아이튠즈 U에 참여할 것이란 소식은 작년 10월경에 들었는데, 몇몇 강좌를 들어보니 준비는 그 이전부터 해왔던 것으로 보인다.

고려대학교 교수학습 개발원 이희경 원장은 “아이튠즈 U 개설을 위해 애플과 2년동안 협력해 준비해 왔다”고 밝히며, "동영상 편집부터, 아트워크 디자인까지 무척 어려움이 많았다”고 토로했다. 또한 부족한 강의에 대해서는 “고려대학교는 이미 오픈 KU 사이트에서 다양한 강좌를 공개해 왔다. 160개의 강의와 3,000개의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다. 저작권 문제와 교수 협의가 마무리 되면, 아이튠즈 U에 등록할 것이다”고 말했다.

지적 콘텐츠를 무료로 공개하기는 쉽지 않아 보이는데 이에 대해 서도 이희경 원장에게 물어봤다. “고려대학교는 열린 교육을 오래전부터 선도적으로 추구해왔다. 미국 MIT에서 시작한 지식을 나누는 세계적인 운동인 OCW(OpenCourseWare)를 2007년부터 국내서 처음으로 시작했다. 아이튠즈 U도 이의 연장선상이다”라고 설명했다.

미국, 호주, 일본 등에서는 아이패드를 교과서로 활용하는 사례가 늘어가고 있다. 아이북으로 인터랙티브 교과서를 만들고, 아이튠즈 U로 강의를 진행한다. 학교에서 별도로 플랫폼을 구축하지 않아도 교사는 아이튠즈 U에서 자신의 학생들을 위한 비공개 강좌를 개설할 수 있다.

아이튠즈 U에 한국도 강좌를 개설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스마트 러닝에 많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우려되는 부분은 각 교육기관에서 내놓은 강좌가 단순 업로드에 그칠 수 있다는 점이다. 비록 온라인 강의이지만, 아이패드 같은 기기는 교사가 적극 참여해 학생들과 교류해 나가는 인터랙티브한 강좌가 되어야 할 것이다.

이에 대해 이희경 원장은 “스마트 러닝 프로그램을 이용해 아이튠즈 U 사례를 교수에게 공유해 활용도를 높여갈 계획이다”고 말했다.